!시

각별한 사람 / 김명인

kiku929 2015. 10. 21. 09:14

 

각별한 사람

 

 

 

 김 명 인


 


그가 묻는다, "저를 기억하시겠어요?"

언제쯤 박음질된 안면일까, 희미하던 눈코잎이

실밥처럼 매만져진다

무심코 넘겨 버린 무수한 현재들, 그 갈피에

그가 접혀 있다 해도

생생한 건 엎질러 높은 숙맥(菽麥)이다

중심에서 기슭으로 번져 가는 어느 주름에

저 사람은 나를 접었을까?

떠오르지 않아서 밋밋한 얼굴로

곰곰이 각별해지는 한 사람이 앞에 서 있다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민음사, 2015)

 

 

 

 

 

 

 

 

"떠오르지 않아서 밋밋한 얼굴로/ 곰곰이 각별해지는 한 사람이 앞에 서 있다"

 

떠오르지 않는 밋밋한 詩想을 각별한 시로 만드는 사람...

분명 이 시인은 그런 사람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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