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별한 사람
김 명 인
그가 묻는다, "저를 기억하시겠어요?"
언제쯤 박음질된 안면일까, 희미하던 눈코잎이
실밥처럼 매만져진다
무심코 넘겨 버린 무수한 현재들, 그 갈피에
그가 접혀 있다 해도
생생한 건 엎질러 높은 숙맥(菽麥)이다
중심에서 기슭으로 번져 가는 어느 주름에
저 사람은 나를 접었을까?
떠오르지 않아서 밋밋한 얼굴로
곰곰이 각별해지는 한 사람이 앞에 서 있다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민음사, 2015)
"떠오르지 않아서 밋밋한 얼굴로/ 곰곰이 각별해지는 한 사람이 앞에 서 있다"
떠오르지 않는 밋밋한 詩想을 각별한 시로 만드는 사람...
분명 이 시인은 그런 사람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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