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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누군가 때문에... / 박진성 산문집<착란>중에서

kiku929 2015. 10. 25. 09:01

 

 

너는 왜 사냐......

나는 얼떨결에 '어머니 때문에요'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도대체 누군가가 누군가 때문에 산드는 건 말이 되지 않는 일이지만, 누군가가 누군가 때문에

죽을 수 없을 수는 있다.

 

 

- 박진성 산문집 <청춘착란>중에서

 

 

 

 

 

 

*

올 한 해는 그다지 책을 읽지 않았다.

책은 한 번 멀어지면 좀처럼 가까이 하기가 힘들다. 아직 체화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생각하는 일도 몸을 움직이는 일과 같아서 게으른 타성에 쉽게 젖어버리는 것 같다.

생각하는 게 귀찮은 나날들이었다.

그럼에도 이 산문집 한 권은 내게 열 권 이상의 의미였다.

시인 박진성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고, 글을 쓴다는 행위에 대해 어떤 욕구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주 작고 희미하게...

 

**

사람이 누구때문에 살 수는 없어도 죽을 수는 없다, 는 이 말에 공감이 간다.

이 사실이 삶을 지탱해주는 버팀목일 수 있을테니...

죽을 수 없는 이유인 그  한 사람이 사라지는 날,

세상은 다만 헛개비에 불과하리, 불과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