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인 수연이랑 함께 부여로 출발.
맨 처음 들른 곳은 궁남지...
연꽃 단지이다. 조금은 이울었지만 여전히 만개한 연꽃들이 어여쁘다.
저기 보이는 원두막에서 한시간 정도 앉아 있었다. 개구리 소리랑 물소리랑 같이...^^
연꽃잎이나 토란잎은 자기가 가질 수 있는 물방울 만큼 갖는다고...
그 마음을 닮았으면...
타원형의 지붕에 덮혀있는 마 줄기들... 마꽃은 처음이다.
백제의 무왕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연못인 宮南池,
나무로 된 다리를 건너면 현판에 抱龍亭이라 쓰여진 정자에 닿게 되어 있다.
연못 가장자리로 빙 둘러 심어진 버드나무가 경관과 멋드러지게 어우러진다.
인공연못이면서 전혀 인공적이지 않은 것처럼...
저 곳에 앉아 있으면 정말 시원한 바람이 분다.
내 친구랑 저곳에서 포도 한 송이 먹었다. 누구나 왕의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곳.^^
쑥부쟁이는 아직 이른 철이니 벌개미취가 맞을 듯 싶은데...
꽃들이 소박하면서 자연스럽게 조경되어 있다.
고란사에 가는 길은 여러 코스가 있는데 우린 덥기도 하고 유람선도 탈겸 구드래 공원에서
황포돛배 모형을 한 유람선을 탔다. 기분 참 좋았다. ^^
오른쪽 절벽쪽이 낙화암, 왼쪽 아래로 고란사가 보인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눈 크게 뜨면 보일지도...^^;;
배에서 내리면 바로...
흔들린 사진들은 한 손으로 찍은 것들...
가방 매랴, 양산 쓰랴...ㅜㅜ
한 모금을 마실 때마다 한살 씩 젊어진다는...
이곳에는 고란초가 유명하다는데 고란초는 볼 수 없었고 관광객들을 위해
한쪽에 유리안에서 고란초를 키우고 있었다.
임금이 마셨다는 물...
신하가 고란정에서 떠온 물인지 알게 하기 위해 꼭 고란초 잎을 띄워
임금에게 약수를 바쳐야 했다고 한다. ^^
커피 한 잔 마시고...^^
그 슬픈 전설의 낙화암으로...
저 절벽을 올려다보는데 내 마음이 아팠다.
멸망한 나라의 이야기나 흔적은 비감적일 수밖에 없겠지만...
낙화암에 있는 百花停... 저 곳에 있으면 백마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확트인 시야가 시원스럽다.
나의 친구 정수연...
여행의 기쁨을 배이게 해주는 친구...^^*
백화정에서 내려다 본 백마강.
강이 참 온순해보인다.
이런 곳에 살면 사람의 심성도 덩달아 온순해질 것 같은...
두 나무 가지를 이어주는 가지가 중간에 있다 하여 연리지란다.
저 끈이 되려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기를...
오래오래 행복하기를...
벌써... 바람이 불 때마다 낙엽 한 두잎이 떨어진다.
갑자기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시리다.
올라오는데 비가 내릴 듯...
이후 소나기가 엄청 쏟아져서 비상등을 켜야 할 정도...
여름 끝무렵이란 계절과 부여라는 도시는 어딘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는 것, 사라지는 것들의 잔영들은
여름날 저녁, 뒷골목에서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같으니까...
그 분위기가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가을이 오면 다시 길을 나서야지...
그땐 낙엽지는 부소산성을 걸으며
가을의 한 가운데로 떠나는 시간여행이 되겠다.
2009 .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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