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풍경

미노오온천 (箕面温泉) 2

kiku929 2016. 1. 27. 23:26




미노오 폭포 앞에서...

이곳은 단풍나무가 아름다워서 가을에는 사람이 많이 몰린다고 했지만

난 사람이 없는 지금이 좋았다.

겨울, 단풍잎 무성한 가을을 상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고...












이 길을 둘째 언니와 함께 걸었다.

걸으면서 항상 궁금했던 것을 언니에게 물었다.


내가 초등학교1학년 쯤이었을 때 일본 시모노세키에 간 적이 있는데 - 그때는 오빠가 그곳에서 살았다.

그때 언니와 자주 가던 뒷동산이 있었다.

그 뒷동산에 올라가면 둘이 앉을 만한 오목한 장소가 나오는데 작은 나무에 숨겨져 있어 아득했다.

그래서 그안에 앉아 있으면 세상으로부터 격리되어 보호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난 가끔씩 그 장소를 생각하곤 한다. 그리고 그때마다 언니도 기억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그리고 이 길을 걸으며 처음 물어보았다.

그런데 언니도 기억한다는 것이었다. 자기가 좋아했던 장소라면서...

그리고 오뎅 파는 가게에서 먹던 곤약을 내가 참 맛있게 먹었다는 이야기를 하자 언니도 맞장구를 쳤다.

자기도 그렇다고...


아... 기억하고 있었구나.

누군가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을 기억하고 있으면 그것은 현실에서 자리를 잡게 된다.

꿈처럼 떠도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기뻤다.




오다가 커피숍에 들러.. 창가로 보이는 풍경.

마침 눈이 내린다.

일년에 한두 번 내린다는 눈이 ...




고풍스런 느낌...





좋은 장소, 좋은 사람들과 마시는 차는 언제나 행복...


계피 막대기가 꽂혀 있어 커피에 계피향이 은은하다








스파가든답게 갖가지 공연이 있다.

외국인에게는 이런 공연이 있는 호텔도 나쁘지 않은 듯.







다시 집으로...





저녁 둘째 오빠가 대게를 삶아서 집으로 갖고 왔다.

큰오빠와 둘째오빠는 많이 다르다.

표현하는 방법도 다르다.

엄마는 큰 오빠가 나오면 짐을 들고 가게 하는 것을 어려워했지만

작은 오빠가 나오면 싫다고 해도 아랑곳없이 이것저것 싸서 보냈다. 막무가내로. ㅎ


그러나, 다르지만 따뜻한 마음은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