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밤...

kiku929 2016. 6. 22. 23:04



베란다 너머로 보이는 앞 동의 건물이 비현실적인 풍경처럼 다가온다.

흐린 밤이어서일까,  

창문에 보이는 불빛이 유화속 그림처럼 탁하고 무겁다.


오늘 밤은 바람이 들지 않는다.

잎들이 흔들리지 않으니 세상이 잠든 것 같다.

지금 내 앞에서 움직이는 것은 선풍기와 시계의 초침뿐...


지금 나에게는 이 공간이 전 세계이다.

이곳으로 돌아오면 나의 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너무도 쉽게 멀어진다.

낮에 들은, 누군가 아프고 슬프고 괴롭고 기쁜 이야기들도

금방 아득해지는...

그런 내가 허망하다.


나의 이야기도 그럴 것이다.

잠시 접선이 되었다가 이내 끊어져버리는 타인들의 생...

나 또한 타인일 수밖에 없는.


결국 나만이 나의 이야기를 이어갈 것이다. 결코 아득해질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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