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비가 내린 날

kiku929 2016. 7. 5.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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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억새길





우리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곳은 바로 부평공원.

이곳이 없었으면 얼마나 삭막했을까.



어쩜 개망초 꽃잎은 비를 그리 맞고도....





어제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

오전에는 비가 잠깐 멎은 사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다시 시장에 들러 고기와 상추와 두부를 사왔다.

비가 내리면 걷고 싶어져서 안 가던 시장까지 다녀왔다.

오후에는 비가 세찬 바람까지 동반해 많이 내렸다.

그러다 7시가 넘어 보슬비로 바뀌어 나는 우산을 쓰고 다시 공원으로 나갔다.

한 바퀴를 아주 천천히 걸었다. 비에 젖은 개망초와 금계국, 그리고 모감주 나무가 한창이었다.

자귀나무는 벌써 지고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향기도 이제는 나지 않았다 ㅜㅜ

요즘은 억새잎이 참 싱그럽다.

억새는 꽃이 피었을 때도 좋지만 이맘쯤의 푸른 잎들도 참 좋아한다.


요즘은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먹는 것이 조심스럽다.

그래도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하루 세 끼는 꼭꼭 챙겨먹지만 속이 자주 거북하다.

산책을 다녀와서 저녁은 나를 위해 소박하지만 정갈하게 차려서 먹었다.

메뉴는 가지나물과 김치찌개, 김구이, 고등어 자반, 상추쌈, 그리고 된장국과 밥.

상추쌈은 불면증에 좋다고 해서 요즘 자주 먹는 음식이다.

아삭아삭 씹히면서 풀잎의 향이 느껴질 때면 내가 마치 초식동물이 된 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조리하지 않은 푸른 잎을 그대로 먹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낭만적인 음식이라는 생각.

음...연잎으로 우산을 쓰는 기분 같은?

그래도 먹고 나면 속이 불편하니...

빨리 컨디션이 좋아져야할 텐데 걱정이다.

남들 몇 시간에 하는 일을 나는 하루를 다 보내야 겨우 이루는 것 같은 우울한 기분이 든다.

그래도 내 안에 아기가 들어와 있다고 생각하면서 짜증내지 않고 잘 보살펴주며 달래주며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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