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오늘은 바람, 그리고 잠깐 비...

kiku929 2016. 8. 26. 00:44




 


                                                                                          

*

분꽃의 영문은 four-o'clock이라고 한다.

네 시, 밥 하는 때를 알려주는 꽃이라고 하는데

내가 기억하기로 분꽃은 그보다는 늦게 피었던 것 같다.

아파트 화단에 분꽃이 심어져 있어 오며 가며 난 꼭 분꽃을 바라본다.

아, 나에게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꽃!

나의 얼굴에는 엄마 미소가 저절로 지어진다.


*

저녁에는 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비가 내렸다.

나무들이 바람에 심하게 흔들렸다.

그 흔들리는 잎새를 보면서 희열을 느꼈다.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풍경...


풍경도 그리움이 된다.

길지 않은 비였지만 그 한차례의 비가 내려

지루하게 느껴졌던 여름 더위에 생기가 입혀졌다.

아무리 좋은 날씨라도 일년 내내 변함이 없다면 얼마나 갑갑할까.

비 오고 눈 내리고 바람 부는 날씨의 변화가 그동안 내 삶에

얼마나 행복하게 해주었던 것인지를 새삼 깨닫는다.



*

한 여름에 잃었던 식욕이 다시 살아 난 요즘,

음식이 맛있고 많이 먹게 된다.

식욕이란 것은 컨디션의 척도인지도 모른다.

맛있게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계절의 변화를 몸이 먼저 아는 것이 참 신기할 뿐.



*

나는 무심해질 필요가 있다.

특히 쓸모 없다고 이미 판단한 일에 대해서는.

그것도 훈련이리라.

나의 감정을 불필요하게 소모하지 말자.










'바람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  (0) 2016.11.03
아침에  (0) 2016.09.27
보름달이 뜬...  (0) 2016.08.17
시간에 기대어...  (0) 2016.08.16
이 아침...  (0) 201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