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보름달이 뜬...

kiku929 2016. 8. 17. 22:54



어릴 적 난 쪼그리고 앉아 개미들을 바라보는 걸 좋아했다.

개미들이 과자 부스러기 같은 것을 이고 줄 지어 어딘가로 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자기 몸 보다 훨씬 큰 과자를 짊어지고 가는 개미도 있고, 겨우 점 만한  아주 작은 과자를 짊어지고 가는 개미도 있었다.

그러다가 개미의 집은 어딜까 궁금하면 난 가만히 개미들이 가는 길을 눈으로 좇아갔다.

난 지금도 그때의 내 모습을 자주 떠올리곤 한다.

만약 누군가에게 묻고 싶은 뭔가가 있을 때면 나는 개미의 집을 알아내던 그때를 생각하는 것이다.

묻지 않아도 개미가 어디로 가는지 가만히 지켜보면 알 수 있었던 것처럼

사람의 마음도 그와 같으리라는 것을...


오늘은 보름달이 뜨는 날.

창밖을 내다보지만 아파트 건물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밖으로 나가볼까 하다가 그만두기로 한다.

보지 않아도 보름달은 떠 있을 테니까...

확인하지 않아도 존재를 확신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사람의 경우는 어렵지만 대부분의 자연은 그런 것 같다.

내가 자연을 신과 같다고 여기는 것은 아마도 그러한 믿음 때문일 것이다.


요즘은 식욕이 나기 시작한다.

배도 고프고 음식이 맛있다. 그래서 잘 먹으려고 한다.

내일은 친구와 점심 약속이 있는데 쌈밥을 먹기로 했다.

그리고 영화 한 편...

기분이 좋아진다. ㅎ

이제 저녁이면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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