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kiku929 2010. 1. 12. 22:04

                   

 

줄거리

초록 논에 물이 돌 듯 온기를 전하는 이야기.
팔순 농부와 마흔 살 소, 삶의 모든 것이 기적이었다.


평생 땅을 지키며 살아온 농부 최노인에겐 30년을 부려온 소 한 마리가 있다.
소의 수명은 보통 15년, 그런데 이 소의 나이는 무려 마흔 살.
살아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 이 소는 최노인의 베스트 프렌드이며, 최고의 농기구이고, 유일한 자가용이다. 귀가 잘 안 들리는 최노인이지만 희미한 소의 워낭 소리도 귀신같이 듣고 한 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소 먹일 풀을 베기 위해 매일 산을 오른다. 심지어 소에게 해가 갈까 논에 농약을 치지 않는 고집쟁이다. 소 역시 제대로 서지도 못 하면서 최노인이 고삐를 잡으면 산 같은 나뭇짐도 마다 않고 나른다.
무뚝뚝한 노인과 무덤덤한 소. 둘은 모두가 인정하는 환상의 친구다.

그러던 어느 봄, 최노인은 수의사에게 소가 올 해를 넘길 수 없을 거라는 선고를 듣는다.

 

<Daum영화에서 발췌> 

 

 

 

예전부터 보고 싶었는데 오늘에야 보게 되었다.

장르가 다큐멘터리인 만큼 영화적인 요소와는 거리가 멀다.

 

사실 '워낭소리'는 우리가 텔레비젼에서 보던 '인간시대'의 휴먼다큐멘터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산골짜기에서 노부부가 사는 모습을 TV에서 방영했던 것 같은...

그런 장면이 스크린이라는 대형 화면에 옮겨지고 편집되어 영상미와 더불어

감동이 좀더 가까이 생생하게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40년이 된 소, 그리고 그 소와 함께 소에 의지하며 살아온 할아버지와의 교감,

그것은 그 둘이 아니면 절대로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단 둘 만의 것이리라.

함께 세월을 보내고 함께 늙어간다는 것, 그 안에서 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는 것...

그것은 사람이든 동물이든 분명 숭고한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변함없이, 한결같이' 이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에게 그렇게까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만 한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건 아마도 리얼한 세계이면서도 우리가 사는 모습과는 전혀다르기에

오히려 허구가 되는 것 같은 감각적인 신선함,

현대인에게 점점 멀어지고 사라져가는, 하지만 가슴 밑바닥 누구에게나 남아있는에 대한 진한 향수,

자연에의 동경, 이런 요소들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할머니의 쉴새없이 신세타령을 하는 푸념들, 그리고 이따금 튀어나오는 맛깔스런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재미를 주면서 조금은 밋밋한 줄거리에 활기를 넣어주었다. 

그래서 눈물많은 나는 울다가 웃다가... ^^*


 

 

 

                                                                                영화 '워낭 소리'의 한 장면

 

 

      옛 생각 

 


                        임길택


 
소 한 마리를 키운 적 있었지요.

여름밤이었어요.
쩔렁쩔렁 워낭 소리 그치지 않는 게
소도 나처럼
잠 못 드나 싶었어요.
 
한밤중
그 소를 데리고 산을 헤맸지요.
밤이슬 털며 털며
나는 얘기하고 소는 듣기만 하고
더러는 아무 말도 없이.
 
지금도 그 밤 떠올리면
흐뭇한 마음 들어
언제 다시 소를 키워보나
생각해 보게 돼요. 

 


*임길택<똥 누고 가는 새>,실천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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