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화분정리...

kiku929 2017. 7. 2. 02:25




베란다 방충망을 교체하느라 화분들을 치웠더니 그날로 몸살에 장염이 왔다.

밤새도록 토하면서 열이 올랐나 내렸다 했다.

이튿날도 하루종일 누워서 보냈다. 온몸이 맞은 것처럼 아팠다.

오늘은 화분을 제자리에 옮기며 베란다를 청소했다.

힘이 많이 든다. 옮기면서 생각했다. 이제는 내 몸이 감당할 만큼만 키우자고.

내 몸을 더 많이 생각하고 이기적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작년 화초 하나가 병이 생겼는데 그것을 보지 못하는 바람에 베란다 전체 병균이 옮아버렸다.

한번 병균이 생기면 좀처럼 낫지 않는다고 폐기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회복될 거라고 믿으며

약을 쳐주면서 키우고는 있는데 전체적으로 예전만 못하다.

성장이 늦을 뿐 아니라 잎사귀에 누런잎이 생기고 꽃들이 힘이 없다.

싱그러운 느낌이 사라진 것이다. 

화분 수를 줄이고자 하는 마음 한편으로는 화분이 공간에 꽉차면 병이 쉽게 옮기기 때문도 있다.

이제는 잘 크고 싱그러운 꽃 몇가지만 키워야겠다.

정리하는 일도 만만치가 않을 것 같다.


오늘은 도서관 행사로 서울 해방촌 독립출판물서점 탐방이 있었는데 나와 지인이 함께 참석했다.

책도 한 권 사고 또 책 한 권 선물로 받기도 했다.

읽을 책은 점점 늘어나고 좀처럼 잘 읽혀지지 않으니 책이 쌓이고... 이것도 구속이라면 구속이다.

사놓고 읽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오늘은 7월 1일

7월은 제자리로 돌려놓는 달,로 정했다.


"우리가 가진 유일한 인생은 일상이다. "-프란츠 카프카


이 말을 생각한다. 일상보다 소중한 것이 또 어디있을까. 

실존주의 철학자들이 추구하는 삶은 너무나 흔하고 보편적인 단어인 바로 '성실'이라고 한다.

하루 하루를 성실하게 사는 것,

그것만이 결국 인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비가 오기 시작하여 집으로 돌아올 때는 비를 맞아야했다.

그런데 기분이 참 좋았다.

일부러 비를 맞는 일은 못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비를 맞는 척하며 즐길 수는 있기 때문이다.

비를 맞아도 춥지 않아서 좋았고 적당히 맞아도 될만큼 가는 비어서 좋았다.


내일은 일요일.

둘째네가 집에 들른다고 한다. 점심을 먹게 될 듯.

집밥이 먹고 싶은 애들이니 있는 반찬이라도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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