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들 / 요시다 슈이치 (오유리 옮김 , 북스토리,2005)

kiku929 2010. 1. 13. 17:06

          

 

 

 

내가 읽은 요시다 슈이치의 두번째 작품이다.

그냥 기대하지 않고 읽었던 '7월 24일 거리'라는 소설이 마음에 들어

같은 작가의 책을 다시 읽게 된 것...

 

한마디로 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던 책이다.

가출한 엄마를 찾아 나선 형제들이 도중 만나게 되는 여러 사람들의 모습들이

단편소설의 형식으로 각 장마다 전혀 다른 이야기로 전개된다.

 

형제들의 이야기는 사람들의 지난 과거의 기억속에 잠시 스쳐가는 식으로 이어지다가

맨 마지막 장에서 형제의 이야기를 다룸으로 해서 한 권의 소설이 완성되는 방식으로

쓰여졌다.

 

왜 책의 제목을 '일요일'이라 했을까?

물론 일요일과 관계있는 기억들의 이야기들이 소재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일요일이라는 요일상의 특징, 즉 삶의 터전에서 좀 뒤로 밀려나 자신의 세계로 돌아오게 되는 날,

주로 미래를 향하기 보다는 과거나 현재를 돌아보게 하는 요일이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인지 각 장의 주인공들은 과거의 시간을 끄집어내어 그 상처들을 아무렇지 않은 듯,

느긋한 마음으로 창밖을 내다보는 기분처럼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있는 것이다.

 

처음의 이야기 '일요일의 운세'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마담이 물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끝까지 해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게 있어?

다바타는 "물론, 있지요"하고 대답했지만, 기세등등한 마담이 "거 봐, 없잖아."하고 호호거릴 때까지,

자기가 포기하지 않고 해낸 일을 단 한 가지도 떠올리지 못했다.

 

여기서 난 마치도 그 마담이 내게 묻는 것만 같았다.

'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끝까지 해낸 것이 얼마나 되니? '라고....

순간, 2010년은 뭐든 끝까지 해내야지, 하고 결심하게 되었다.

새해 목표가 된 셈이다.

참 단순한...ㅎ~

 

역시 요시다 슈이치의 글은 참 매력있다.

 

2009.12.28

 

 

 

태양은 말이지,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더 이상 눈이 부시지도 않고, 뭐 아무렇지도 않게 되더라.

-일요일의 운세 중에서-

 

게이고는 무언가를 잊지 않고 그대로 간직하고 싶었다. 무언가를 잊지 않고 산다는 것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 하니까, 그러면 그럴수록 점점 더 그 무언가를 절대 잊고 싶지 않았다.

-일요일의 남자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