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친구가 여행하고 싶다는 내 말에 여행에 관한 책 네 권을 선물해줬는데
그중 한 권이다.
무엇보다 시인 김수영이 쓴 책이라는 데에 솔깃해졌다.
그리고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의 책이었다.
여행 안내서라기 보다는 필리핀의 오지 '뚜게가라오' '라굼'에 한달여 머무는 동안의
작가의 상념들이 주로 적혀있다. 내 마음에 든 이유이기도 하다.
휴양지로 기대했던 여행은 불편함과 두려움 투성의 시간들을 안겨주었지만
거기에서 작가는 내려놓음의 진정한 휴식을 깨닫게 된다.
어디서든 자신을 묶어두는 끈을 스스로 풀수만 있다면
굳이 어디론가 떠나 휴식을 구하지 않아도 스스로 있는 곳이 바로 안식처가 될 테지만....
역시 시인다운 미려하고 섬세한 글체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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