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되고 벌써 또 열흘이 지났다.
뒤돌아보면 세월은 너무 빨라서 이제는 되도록 날짜를 헤아려보는 일은 하지 않을까 한다.
세월을 의식하지 않고 다만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야겠다.
요즘 내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평정심이다.
마음의 잡념이 생기면 그것이 곁가지임을 깨닫는 분별심을 갖고 그 곁가지를 가지치기 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삶은 훈련이 아닌가 싶다.
어떤 것에 대해 저항하는 힘은 훈련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 같다.
이별의 슬픔이나 타인에 대한 서운함에 내 마음이 덜 다치며 대처하는 것,
그리고 꾸준히 어떤 일을 해내는 인내력, 그러한 것이 훈련의 과정을 통해 조금앃 쌓여간다는 생각이 든다.
삶은 무엇이든 배우게 한다.
깨닫게 하고 또 깨우치는 즐거움이 있다.
지금 나는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기보다는 나 스스로에게 인정받는 내가 되길 원한다.
'내 마음이 드는 나'가 될 때 내 마음은 평온하고 단단해지는 것 같다.
다행이게도 대체로 나는 내 마음에 들 때가 많다.
오늘은 도서관에 잠시 앉았다 왔다.
근처에 갈 일이 있었고 일이 일찍 끝나서 들르게 된 것인데 얼떨결에 또 책을 세권이나 빌려왔다.
내가 다 읽으리라는 생각도 없이...
오면서 눈이 내렸다. 세찬 바람에 섞여 내리는 눈이 얼굴에 닿을 때면 때리는 듯 따가워 흠칫 놀라고는 했다.
카페에 들를까 생각하며 걷는데 집에 도착할 즈음 눈은 그치었다.
걸으면서 어떤 생각들이 빨리 왔다가 빨리 사라졌다. 생각마다 연속성도 없이 없어서 제 각각이었다.
이 생각이 오면 방금 전 생각은 지워지고 또 다른 생각이 온다.
그런데 서로 연결고리가 없었음에도 뭔가 쓸쓸함이나 슬픔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다.
쓸쓸하면 쓸쓸한 것이고 슬프면 슬픈 것인데 그런 것 같다니... 참 말이 안 되는 것이지만 가끔은 나 자신의 감정이
생소하여 뭐라 말할 수 없는 것이 있기는 하다.
하여간 드는 생각이 사람의 느낌은 거짓이 없다는 것이었다.
섬뜩할 정도로 지나고나면 대부분 내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돌아보면 말로 확인하려 하는 것처럼 부질없고 어리석은 것이 또 있을까 싶다.
이번주 중으로 강추위가 몰려온다고 한다.
겨울의 추위는 마음을 긴장시키는 뭔가가 있다.
다만 내가 원하는 것은 맑은 하늘뿐.
추울수록 따뜻함에 대한 감각은 예민해진다.
아마 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것은 따뜻함, 그 순간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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