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머니 / 박형준

kiku929 2018. 2. 4. 10:52


                                                아마릴리스




어머니 



박형준  




낮에 나온 반달, 나를 업고
피투성이 자갈길을 건너온
뭉툭하고 둥근 발톱이
혼자 사는 변두리 아파트 창가에 걸려 있다
하얗게 시간이 째깍째깍 흘러나가버린, 


낮에 잘못 나온 반달이여 






*


아마릴리스는 어머니가 키웠던 꽃 중의 하나여서 해마다 이 꽃이 피면

어머니의 안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그 꽃을 보지 못할 것 같네요.

큰 화분은 죽고 작은 화분은 살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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