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로 이사할 집을 계약하고 왔다.
일부러 일찍 도착해서 주변 공원을 들렀다.
생각보다 공원이 크고 아름다워서 그간의 근심들이 일순 사라지는 듯했다.
집앞에 공원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불편한 것들을 나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사할 곳을 정하면서 나에게 첫째 조건은
제대로 된 공원이 있는 것이었다.
아파트 한쪽 귀퉁이의 작은 공원이 아니라,
산 아래 자투리땅을 이용한 공원이 아니라,
도심 한 복판에 처음부터 계획된 그런 공원.
그리고 막내는 무조건 교통만 편하면 되는 것이 첫째 조건이었다.
그래서 그 두 가지를 만족시키는 곳,
그러나 가격은 비싸면 안 되는 곳,
그렇게 해서 이사할 집이 정해졌다.
아주 오래된 아파트지만
지금보다 아주 많이 작은 아파트지만
어쩐지 나는 그곳이 마음에 들 것만 같다.
나는 소박하게 사는 것이 꿈이었다.
이제 반강제적(?)으로 그 꿈은 어느정도 실현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잘 된 일이구나 싶다.
가을이면 나는 이 길을 걷고 있겠지.
공간을 이동한다는 것은
어떤 마음에서 어떤 마음으로 이동한다는 의미도 되겠지.
어쩐지 이번의 이사가
마음의 이주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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