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재봉틀로 손가방을

kiku929 2018. 8. 17. 00:06



어제와 오늘은 재봉틀을 꺼내 이것저것을 만들었다.

재봉질을 하면 엄마 생각이 많이 난다.

내 기억 속의 엄마 모습중 하나는 재봉틀 앞에 앉아 일하시는 모습이다.

엄마는 뭔가를 만드실 때마다 "손처럼 좋은 것은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

정말 손처럼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둘째 딸에게 줄 방석 세 개를 만들었다.

기계수가 놓여진 천이 예뻐서 사놓은 것인데 이제야 만들게 되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집에서 가져온 물건이다.

손으로 만든 것은 버리는 것이 아깝다.

낡았지만 가방으로 만들어 보았다.




서툴지만 그래도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 그럴듯 하다.

안에 안감을 대고 주머니도 만들었다.

한동안 또 쓸 수 있겠다.




저 수는 큰 언니가 시집 가지 전에 놓은 것이다.

양복 덮개였던 것 같고 커튼이었던 것 같다.

수가 아까워서 간직하고 있었던 것인데 이번 큰 딸 대학원 입학 축하 선물로 가방을 만들었다.

저 속에 책을 넣고 다니라고.




오래된 물건은 오래되었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오래된 물건을 버리지 않고 다시 쓸 수 있게 만들어 놓으면 그것처럼 흐믓한 일도 드물다.

더구나 50년 가까이 된, 그것도 손으로 만든 것들을.

오늘은 참 뿌듯하다.

빨리 가방을 매고 밖에 나가 자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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