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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듬는다는 것은 (느림보 마음 중에서)

kiku929 2010. 1. 13. 22:52

 

 

쓰다듬는다는 것은 " 내 마음이 좀 그렇다."는 뜻입니다. 말로 다할 수 없어

 

그냥 쓰다듬을 뿐입니다. 말을 해도 고작 입속말로 웅얼웅얼하는 것입니다.

밥상 둘레에 앚은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가난한 아버지의 손길 같은 것.

강보에 아이를 받은 어머니의 반갑고 촉촉한 눈길 같은 것.

동생의 손을 꼬옥 잡고 데려가는 예닐곱 살 누이의 마음 같은 것.

으리으리하지는 앉지만 조그많고 작은 넓이로 둘러싸는 것.

차마 잘라 말할 수 없는 것.

그런 일을 쓰다듬는 일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느림보 마음 103면 / 문태준(마음의 숲, 2009)

 

 

 

요즘 읽고 있는 책이다.

문태준시인의 첫 산문집이라서 호기심에 얼른 샀다.

난 시인들이 쓴 산문을 좋아한다.

 

한적한 시골의 새벽 논두렁길을 발끝에 촉촉한 이슬 묻히며 걸어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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