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하느님이 왜 너를 이제야 주셨을까 의아해하기도 했지.
왜 이렇게 다 늙어서야 너를 만났을까 하고.
나는 집안이 좁을 만큼 뚱뚱한 데다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고,
아저씨는 해골처럼 바싹 마르고 관절염까지 앓고 있으니 말이야.
3,40년 전에 너를 만났다면 쉽게 해 줄 수 있었던 일들도 이제는 해주지 못하잖니.
하지만 어느 날 답이 떠오르더구나.
신은 우리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기를 기다리신 거야. 아저씨와 내가 젊고 튼튼했으면,
넌 아마도 네가 우리한테 얼마나 필요한 아이인지 깨닫지 못했을 테지.
넌 우리가 너 없이도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
그래서 하느님은 우리가 늙어서 너한테 많이 의지하고, 그런 우리를 보면서 너도
마음 편하게 우리한테 의지할 수 있게 해 주신 거야.
우리는 모두 가족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이었어.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꼭 붙잡았고 하나가 되었지.
그렇게 단순한 거였단다.
<그리운 메이 아줌마> / 신시아 라일러트지음 (햇살과나뭇꾼 옮김, 사계절)
너무도 순수하고 진실이 배여있는 이 대목에서 내 마음도 울컥하여 목이 메어온다.
간절해진다는 거...
안타깝게도 사람은 자신에게 부족함이 없으면 타인에게도 간절해지지 않는다.
하느님은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계셨으리.
인간이 매우 이기적이라는 사실을...
사랑은 어쩌면 외롭고 쓸쓸하고 부족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몫인지도 모른다.
서로에게 서로가 간절해질 때 사랑은 가장 환한 자리를 내어 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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