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 / 문태준

kiku929 2022. 11. 25. 11:15

병원에 입원중이다.

세상이 좋아진 것은 병원에서도 택배로 필요한 물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세 권 주문했다.

《밤은 책이다》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   《김종삼 시선》  

이번에 주문한 세 권의 책은 모두 마음에 든다.

사랑스러운 아가가 빨리 자라는 것이 아깝다는 기분이 드는 것처럼 아끼며 읽고 싶은 책이다.

 

요즘은 문태준 시인에게 빠져서 지낸다.

제주도로 거주를 옮겼고 그곳에서 귤농사와 카페를 하고 계시다고 한다.

제주도에 가면 꼭 그 카페에 들르리라 다짐한다.

 

처음부터 문태준 시인은 좋아했지만 지금 좋아하는 것은 그때와 다르다.

그 언어 하나 하나, 한글이 이토록 아름답고 서정적일 수가 있구나, 글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문장들을 손으로 쓰다듬게 된다.

문태준 시인의 글은 한 마디로 겨울의 아름다움을 다 갖고 있는 듯하다.

겨울 하늘 처럼 텅 비어 있고,  곧 함박눈이 내릴 것 같고, 겨울 나무 같고, 그 겨울 나무의 움 같고, 떠나지 못한 철새 같은...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뒷모습...

 

한달 여 극한의 통증 속에서 지내다가 조금씩 나아질 무렵,

이제는 즐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예상치 못한 이 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