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와 대나무와 매화를 세한삼우(歲寒三友)라 한다. 겨울의 때의 세 벗이라는 뜻이다.
잘 알려진 대로 추사 김정희는 제주도에 유배를 당하여 지낼 때에 자신에게 서적들을 구해다
보내준 제자 이상적을 위해 세한도歲寒圖를 그렸다. 그림에는 초라한 집 한 채와
고목 古木 몇 그루가 전부다. 나무가 선 곳에 풀이 다 시들어 있어 겨울의 때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 그림의 한쪽에 추사 김정희는 《논어 論語》의 <자한 子罕> 편의 구절인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 歲寒然後知松柏知後凋'를 썼다. 날이 차서 모든 것이 다 시든 때에
이르러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의미다. 제자인 이상적의
절조를 소나무와 잣나무에 견주어 칭찬한 것이다.
-문태준 산문집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 (마음의 숲,202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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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다 시든 때에 이르러서야 눈에 보이는 푸른 나무,
푸른 사람 푸른 기억 푸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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