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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 노동을 무시하고는

kiku929 2022. 4. 10. 17:32

 

식사를 준비하고 집을 청소하고 빨래를 하는

일상적 노동을 무시하고는

훌륭한 삶을 살 수 없다.   - 톨스토이

 

 

 

*

책을 읽다가 오늘 내 마음에 들어온 문장이다.

 

일을 시작한지 2년 6개월이 지났다.

아침 8시 30분에 나와 다시 집에 돌아가면 밤 9시 30분.

그동안 나의 생활 패턴은 변함없이 이렇게 이어져왔다.

 

얼마전 경복궁을 가족과 함께 다녀온 적이있다.

모처럼의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인데 그날 내가 충격을 받았던 것은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숨차면서 다리가 후들거렸다는 것이다.

걷기를 좋아했던 나는 그동안 걷는 것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기대에 가득찼던 나들이가 힘에 겨운 나들이가 되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침대에 몇시간을 누워있어야만 했다.

 

문득 그동안의 내 생활을 돌아보았다.

가게 안에서 움직이기는 하지만 내가 온전히 땅을 밟고 걷는 시간은 

고작 주차장으로 걸어가는 정도거나 화분 손질 하면서 가게 주변을 걷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집에 돌아가면 허겁지겁 저녁을 먹고 설거지도 않은 채 소파에 멍하니 앉아 텔레비전을 본다.

본다기 보다는 그냥 켜놓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 잠자리에 들면 내 하루 일과는 끝이다.

 

힘들다는 이유로 집안일도 미루고 운동도 안 하고...

나는 보이지 않게 많은 것을 잃어가고 있었음에도 그 잃는다는 것조차 자각하지를 못했다.

 

여건이 안된다면 여건을 만들어서라도 해야한다.

그럴만하다고 이해해줄만한 이유가 있다고, 스스로 나태해졌는지도 모른다.

매일매일의 일상의 삶을 그날그날 해결하자.

 

조금 더 힘을 내자.

조금 더 걷고 조금 더 집안 일에 힘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