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캠프를 떠나게 되고 그 날 저녁 햄버거 가게에서
그 아들은 강도의 총기난사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다.
세라와 메이컨은 이런 깊은 상처를 안고 결혼 생활을 유지하지만 상처 입은 영혼은
다른 영혼을 상처낼 뿐이다.
아들을 비극적으로 잃었음에도 남편 메이컨의 꼼꼼하고 차분하고 냉철한 행동을 보는 것은
아내 세라로서는 남편을 원망하게 되는 이유가 되고 남편은 남편대로 상처를 봉인한 채 살아간다.
아내는 아이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바랐지만 남편은 아이에 대해 말을 하지 않는다.
상처의 깊이는 같다고 하더라도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은 서로가 달랐던 것이다.
그렇게 둘은 별거에 들어간다.
메이컨은 개와 고양이를 데리고 살다가 다리를 다처 할아버지 집에서 살고 있는
두 형과 아직 미혼인 누이와 한 집에 살게 된다.
그러면서 애완견 조련사인 뮤리엘을 만나게 된다.
나이차이, 취향, 외모, 성격, 사고방식, 생활 태도등 너무도 판이한 두 사람이지만
메이컨은 뮤리엘을 통해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되고 상처도 치유하게 된다.
결국 세라와 뮤리엘을 사이에 두고 갈등하게 되다가 메이컨은 마지막으로 뮤리엘을 택하게 된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삶은 저절로 무리없이 찾아온 것들만 받아들이며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건 편안하고 안락했지만 자신에게 변화를 주지는 않았다.
그가 비지니스맨들을 위한 '우연한 여행자'씨리즈의 여행관련 서적의 작가라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 책은 다른 곳으로 출장을 가더라도 내 집같은 기분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었던 것이다.
자기 인생또한 그렇게 살아왔음을...
그가 뮤리엘을 택한 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발적으로 스스로 뭔가를 선택한 최초의 일이었다.
다르게 사는 방법, 새로 뭔가를 시작하는 인생은 뮤리엘만이 그에게 줄 수 있는 삶이었던 것이다.
스토리는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꽤나 두터운 분량의 책이다.
그렇게 길게,그러면서 지루하지 않게 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작가의 역량이 아닌가 싶다.
우리도 어차피 여행자라면 좀더 새로운 경험을 하며 가보지 못한 길을 기웃거려도 좋으련만
우린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안락한 의자에 익숙해져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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