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당나귀 여린 발자국으로 걸어간 흙밤 /박정대

kiku929 2010. 1. 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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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고독의 大地 위로 인플루엔자 같은 사랑이 왔네 

                         사랑은 고통처럼 깊어 비 내리다 눈 내리다 
                         봄밤은 좀처럼 마당가에 있는 꽃봉오리에게로 가지 못하네 
                         나는 습관처럼 또 담배를 피워 물고 지금 다시 사랑은 치명적으로 덜컹거리네, 
                         밤마다 그대에게로 가는 길을 묻기 위해 가수들은 밤새 파두를 부르지만 
                         나는 밤의 부둣가에서 그대에게 밀항하기 위하여 내 상처를 두들겨 木船 한 척 맹그네 

                         나의 목선이 밤새 저 검푸른 파도를 헤쳐나가면 
                         끝내 그대 눈동자의 새벽에 닿을 수 있을까 
                         정박할 수 있을까 

                         밤이 아파하는 곳으로부터 地上의 상처 같은 초저녁 별들 떠오르고 
                         그대가 아파하는 곳으로부터 나는 또 비 내리고 눈 내리네 

                         파두 듣는 밤, 비에 젖고 눈에 묻힌 봄밤 
                         백 년 동안의 고독이 비 내리다 눈 내리다 지쳐 이제는 파두, 파두, 파두, 
                         소리치며 나에게로 쏟아져오는 고독의 흙밤 

                         밤하늘엔 여전히 아물지 못한 별빛들 당나귀 여린 발자국처럼 빛나는데 
                         강을 건너 사막을 지나 내 영혼의 天體와 심장의 천막을 펄럭이게 하며, 
                         독감 같은 사랑이 왔네 

                         내 사랑의 大地 위로 인플루엔자 같은 고독이 찾아왔네

 

 

 

 

이 시를 읽으면 이 파두가 생각난다.

꼭 로드리게스가 부르는 이 파두여야 한다.

그리고 이 파두를 들으면 꼭 이 시가 생각난다.

 

오늘 운전하고 올라오는데 내가 구운 CD에서 이 음악이 흐른다.

아마 다섯번도 더 들었을 것이다.

오자마자 이 시를 찾았다.

이 음악은 아쉽게도 다음에서 팔지 않아 할 수 없이 이렇게 함께 올린다.

밤에 들으면 더 좋은 음악과 시...

 


 

 

Canzone Per Te / Amalia Rodrig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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