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 그늘을 빌려
장석남
국화꽃 그늘을 빌려
살다 갔구나 가을은
젖은 눈으로 며칠을 살다가
갔구나
국화꽃 무늬로 언
첫 살얼음
또한 그러한 삶들
있거늘
눈썹달이거나 혹은
그 뒤에 숨긴 내
어여쁜 애인들이거나
모든 너나 나나의
마음 그늘을 빌려서 잠시
살다가 가는 것들
있거늘
왔다 가는 것들,
모두 그늘을 빌려 살다가는 것인데
그 그늘 거두면 머물 곳도 사라지는 것...
나에게도 국화꽃 같은 무늬있어
살얼음처럼 차가워진 네 마음에
국화꽃 무늬 어여쁘게
아롱아롱 박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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