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에서 고기를 잡고 못 잡고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내가 인생의 어느 한 시기에 흐르는 물을 잠자코 지켜봤다는 사실만이 중요할 뿐이다."
그 남자의 비블리오필리/ 허연, 해냄
왕가위 감독의 작품이자 장국영의 마지막 작품인 '아비정전'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어느날 아비는 수리진에게 함께 시계를 보자고 한다.
수리진이 왜 그러냐고 묻자 아비는 대답한다.
"친구가 되고 싶어. 시계를 1분만 함께 봐줄 수 없겠어?"
둘은 1분 동안 시계를 본다. 그리고 아비는 말한다.
"1960년 4월 16일 오후 3시. 우린 1분 동안 함께 했어.
난 잊지 않을 거야. 우리 둘 만의 소중했던 1분은 이제 지울 수 없어. 이미 과거가 되었으니......"
수리진은 후에 회상한다.
"그는 이 1분을 잊겠지만 난 그를 잊을 수 없었다" 라고...
인생은 흐르는 강물같은 것...
중요한 건 흘러가는 세월의 어느 한 시점에서 내가 뭔가를 했다는 거...
그리고 그 찰나를 우리가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다면 그건
기억하는 일밖에는 없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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