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春)
타니카와 슌타로
예쁘장한 교외 전차 연변에는
오순도순 하얀 집들이 있었다
산책을 권하는 오솔길이 있었다
내리지도 않고 타지도 않는
논밭 한가운데 역
예쁘장한 교외 전차 연변에는
그러나
양로원의 굴뚝도 보였다
구름 많은 3월 하늘 아래
전차는 속력을 늦춘다
한순간의 운명론(運命論)을
나는 매화 향기로 바꾸어 놓는다
예쁘장한 교외 전차 연변에는
봄 이외에는 출입금지다
한순간의 운명론을 매화 향기로 바꾸어 놓는 일,
3월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나에게도 운명지어진 현실이 있다면
3월을 닮아
봄의 향기중 맘에 드는 하나를 슬쩍 훔쳐서라도
내 삶의 갈피갈피를 바꿔놓고 싶다.
봄 이외에는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세워두고서...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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