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봄(春) /타니카와 슌타로

kiku929 2010. 3. 1. 14:31

 

 

            

 

 

봄 (春)

 

 

타니카와 슌타로

 

 

 

예쁘장한 교외 전차 연변에는

오순도순 하얀 집들이 있었다

산책을 권하는 오솔길이 있었다

 

내리지도 않고 타지도 않는

논밭 한가운데 역

예쁘장한 교외 전차 연변에는

그러나

양로원의 굴뚝도 보였다

 

구름 많은 3월 하늘 아래

전차는 속력을 늦춘다

한순간의 운명론(運命論)을

나는 매화 향기로 바꾸어 놓는다

 

예쁘장한 교외 전차 연변에는

봄 이외에는 출입금지다

 

 

 

 

 

한순간의 운명론을 매화 향기로 바꾸어 놓는 일,

3월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나에게도 운명지어진 현실이 있다면

3월을 닮아

봄의 향기중 맘에 드는 하나를 슬쩍 훔쳐서라도

내 삶의 갈피갈피를 바꿔놓고 싶다.

 

봄 이외에는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세워두고서...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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