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빠의 사진중 제일 좋아하는 사진이다.
아빠는 우리가 가고 올 때 항상 플랫홈까지 입장권을 끊고 저리 배웅해주셨다.
짐이 있으면 자전거 뒤에 짐을 싣고서...
저 사진이 어떻게 찍혀졌는지 모르지만 아마도 오빠가 찍은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린 아빠덕분에 언제나 제일 좋은 기차를 타고, 창가의 좌석에 앉았다.
우리가 간다면 한 두시간씩 줄을 서서 꼭 표를 예매해오셨기 때문이다.
아빠 돌아가시고 처음 아빠의 부재를 실감한 장소가 내겐 바로 대천역이었다.
저 플랫홈에서...
아빠랑 찍은 사진중 참 좋아하는 사진....
내가 앉아 있는 저 나무 줄기에 아빠가 날 번쩍 안아 앉혀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라도 간직하지 않으면 자꾸만 흐려져 갈 것만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