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골....
나의 장난감이라고 해야할까?
심심할 때마다 난 태엽을 감고 오르골을 듣는다.
그러면 아득히 먼 곳에 묻혀있던 시간들이
저 소리를 타고 가까이 내게로 다가오는 것만 같다.
내 어린 시절의 분홍색 원피스
땡땡이 무늬의 팬티, 큰언니가 서울서 사온 빨간 구두,
아빠의 따스한 체온, 엄마가 만들어준 돈까스,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던 등나무,나팔꽃, 분꽃...
바구니가 달린 연두빛 자전거, 버들강아지, 엘리제를 위하여,
언니가 타고 간 기차, 방학이면 우리집에 매일같이 놀러오던 친구들,
바닷 바람, 파도소리,등대...
아,과거를 끌어오는 저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