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소국이 유난히도 내 눈길을 끈다.
하나쯤 베란다에 놓고 키우고 싶었는데 망설이고 망설이다
어제 가까운 화원에서 드디어 소국을 사왔다.
내가 원하는 빛깔은 없어서 그냥 가장 싱싱해보이는 노란색으로 사왔는데
꽃망울이 수도 없이 달려있는 것이 마치 단단히 여문 콩같기도 하고 호기심에 가득찬 눈망울 같기도 하다.
일요일 아침인데도 잠에서 깨자마자 베란다로 가 꽃들과 눈을 맞추고 커피를 마셨다.
행복이 은은하게 가슴으로 번지는 것만 같다.
꽃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벅차오를만큼 지금 난 행복하다.
아픈 데 없고, 내가 사는 집이 있고, 아이들 모두 잘 자라주고
이렇게 햇살마저 풍요로우니 이 이상 바랄 것이 뭐가 있을까...
어제 우연히 텔레비젼에서 한 연예인이 토크쇼에 나온 걸 보았는데 과거를 회상하며 이런 말을 했다.
자기가 하는 일들이 모두 잘 되었는데도 행복하지 않았다고...
그래서 자기는 참 슬픈 사람이구나, 생각했다고...
오늘 아침 난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세상의잣대로 보면 별로 가진 것 없는 볼품없는 사람이지만 행복하다고....
그래서 난 소박하지만 그 속에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라고...
베란다의 소국이 피는 것만 바라보다 보면 어느덧 이 가을도 다 가게 될 것이다.
올 가을로 가는 길, 함께 할 나의 사랑스런 동행자이다.
201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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