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모처럼...

kiku929 2011. 2. 27. 01:00

 

 

 

 

모처럼 한가로운 시간을 맞이한다.

눈에는 졸음이 가득하지만 이런 시간 잠을 자는 것이 아까워

커피 한 잔 곁에 두고 혼자 서성이고 있다.

 

4개월동안 입원해계셨던 어머님도 퇴원하시고 이틀 전에 아버님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가셨다.

뭔가 그 자체만으로 홀가분하고 자유로워진 느낌이다.

 

그 추웠던 겨울도 허망하게 물러나고 며칠째 포근한 날이 계속되고 있다.

꽃샘추위가 있을 거라 하지만 아직 혹한의 기억이 남아있기에 웬만한 추위쯤은 아무렇지 않을 것 같다.

사람의 감정이 날씨의 지배를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요즘 내 마음이 평온한 것을 보면.

 

오늘은 화분 분갈이를 했다.

한 세 시간 정도 쪼그리고 앉아 흙을 만졌더니 온 몸이 쑤신다.

특히 손가락이 많이 욱씬 거리고 아프다.

자판을 두드리는 일조차 불편하니.

작년부터 생긴 관절염은 좋아지다가 나빠지다가를 반복할 뿐 낫지는 않는다.

 

베란다엔 철쭉-정확히는 '아잘레나'-가 피어난다.

그리고 얼마전 그토록 갈망하던 아마릴리스 구근을 인터넷에서 싸게 구입하여 지금 화분에 심어놓았다.

꽃이 핀 것은 이삼만원 상당하지만 구근만 삼천원에 판매하는 곳이 있어 두개를 주문하여 받았다.

빨리 잎이 나고 꽃대가 올라와야할 텐데...

올해 꽃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꽃에 마음을 두기 시작한 이후 마음이 급속도록 차분해진 것 같다.

어떤 사람이 화초를 가꾸면서 우울증이 치료가 되었다고 했는데 확실히 화초를 키우는 일은 심신의 안정을

되찾게 해주는 것 같다.

꽃을 보면 엄마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엄마가 왜 그토록 화초들을 키웠는지 그 마음이 이해가 된다.

나도 엄마처럼 늙어가려나보다.

 

2월도 얼마남지 않았다.

항상 2월은 내게 뭔가 마음의 정리를 하게 만드는 달이다.

하나가 끝다고 다시 하나를 맞이하는 기분.

 

3월은 내 시간을 많이 갖고 싶다.

조용하게 느긋하게 여유롭게, 그리고 아주 천천히...

 

아! 이런 시간이 정말 얼마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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