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신앙처럼 믿는 진리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시간이다.
시간은 모든 해답을 쥐고 있다고...
살아가면서 문득 앞이 안보일 때, 현재라는 좌표위에 서 있는 나를 냉철하게 돌아보아야 할 때, 관계에서 뭔가 어긋나 있을 때...
그때마다 내가 구하는 것은 언제나 시간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를, 내 주위를, 그리고 지금껏 내가 살아오면서 의식적인든 무의식적이든 만들어왔던 모든 인과들을
되짚어볼 수 있는 시간...
그리고 그 해답이 무엇이든 내 마음을 비울 수 있는 시간...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엉켜졌던 실타래가 술술 풀리듯 지금 내게 다가오는 순리에 역행하지 않은 채
다시금 순조롭게 흘러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시간만이 유일한 구원이 되어줄 것이다...
시간
다가오는 것은 언제나 따뜻하고
멀어지는 것은 늘 차가웠네
그러나 시간은
같은 온기로 만들어 주었고
기쁨과 슬픔이
고요히 풍경 속에 스며들 때
비로소 주위를 둘러보며
걸어갈 수 있었네
더이상 변할 것 없는
무사한 날들에 이르른 지금
겨울에 더욱 선명한 나뭇가지처럼
날로 또렷해지는 연緣의 가닥들
모두가 떠나도
곁에 남는 건 늘
시간이라는 *고마운 벗이었네
*S. 티이즈데일의 '잊어버립시다'에서 차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