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들국화 / 곽재구

kiku929 2011. 6. 17. 07:45

 

 

 

 

 

들국화

 

 

곽재구

 

 

사랑의 날들이

올 듯 말 듯

기다려온 꿈들이

필 듯 말 듯

그래도 가슴속에 남은

당신의 말 한마디

하루종일 울다가

무릎걸음으로 걸어간

절벽 끝으로

당신은 하얗게 웃고

오래된 인간의 추억 하나가

한 팔로 그 절벽에

끝끝내 매달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시집 <서울 세노야>

 

 

 

 

 

 

나의 추억은 지금 어디쯤에서

무슨 꽃으로 피어나고 있을까.

시를 읽으며 꽃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본다.

도라지, 초롱이, 개망초, 메꽃, 엉겅퀴, 쇠별꽃...

 

들꽃들 한 송이 한 송이엔 누군가의 추억이 깃들어있고

그 꽃들은 날마다 바람에 흔들리니...

 

들꽃들이 왜 그리도 애처럽고 가녀리고 사랑스런 얼굴을 하고 있는지

알 것만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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