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견딜 수 없네 / 정현종

kiku929 2010. 1. 9. 09:21

 

 

 

                    

 

 

                                    견딜 수 없네 

 

                  

             정현종

 

갈수록, 일월(日月) 이여,
내 마음 더 여리어져
가는 8월을 견딜 수 없네.
9월도 시월도
견딜 수 없네.
흘러가는 것들을
견딜 수 없네.
사람의 일들
변화와 아픔들을
견딜 수 없네.
있다가 없는 것
보이다 안 보이는 것
견딜 수 없네.
시간을 견딜 수 없네.
시간의 모든 흔적들
그림자들
견딜 수 없네.
모든 흔적은 상흔이니
흐르고 변하는 것들이여
아프고 아픈 것들이여.

 

 

 

 

흐르는 것,변하는 것. 

있다가 없는 것,

보이다 안 보이는 것,

 

날 견딜 수 없게 하는 것들이다.

내가 아프기에

다른 사람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

먼저 등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떠나는 것들은

아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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