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은 둘째딸의 남자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원래 가고자 했던 곳이 있어 함께 가자 청하였는데 막상 도착하고보니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근처의 고기 부페집을 가게 되었다.
먹는내내 내 눈은 당연히 그 둘에 머물고는 했다.
서로 자기가 고기를 구을테니 넌 많이 먹으라며 집게를 가지고 옥신각신한다.
이것도 먹어라, 저것도 먹어라, 계속 접시에 담아준다.
참 예쁘다. 그 마음이 너무도 예뻐서 한편으로는 슬퍼진다.
그런 예쁜 모습을 보면 하이네의 시처럼 언제나 지켜주기를...하고 기도하고 싶어진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지금 너희들의 그런 마음은 다시 오지 않을 거라고,
그러니까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말을 했지만 그 아이들이 그것이 어떤 말이지 알 리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시간이 지나야만 진정 알 수 있는 것이니까...
난 바보같게도 청춘에 청춘이 아름다운지 모르며 지나왔다.
그때 알았으면 적어도 좀더 열정을 갖고 그 안에 뭔가를 심어보려고 노력을 했을 텐데...
하지만 인생이란 매 시절마다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있는 여기도 그 나름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듯이...
어쩌면 청춘이란 젊음이 아니라 지나간 시절 모두가 청춘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열정이 사라진, 초가을의 바닷가를 걷는 기분같은 것이지만 나쁘지는 않다.
공간이 비어갈수록 내가 차지하는 부분이 많아지니까...
이제는 내가 친구같고 내가 연인같고 내가 아이같다.
문득 바다가 그리워진다.
한 여름이 지난 바다, 선듯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즈음의 해변을 걸을 때가 난 참 좋다.
바다가 가장 아름다울 때도 그때가 아닐까.
아마도 지금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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