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언니와 김범수 콘서트에...

kiku929 2012. 5. 31. 08:58

 

 

 

 

정말 얼마만의 콘서트인지...

작년에도 김범수 전국투어가 있었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마음만 굴뚝같았을 뿐 갈 수가 없었다.

올 해 역시 마음을 누르며 꾹 참고 있었는데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아무래도 안가면 후회될 것 같아

부랴부랴 언니와 약속을 잡고 뒤늦게야 티켓팅을 하게 됐다.

미리 예매했더라면 보다 좋은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었을 테지만 내가 앉은 자리도 무대가 훤히 보이는 중앙이어서

전체적으로 감상하기엔 나쁘지 않았다.

금요일이라 차가 막혀서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언니와 일찍 도착해서 근처에서 저녁이나 먹자고 했던 계획은 고사하고

겨우 5분전에야 도착할 수 있었다.

착석하고 콘서트가 시작되려는 순간의 기분,  '아, 드디어!!'

 

예전에는 콘서트나 뮤지컬등을 가끔씩 관람하기도 했는데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러한 일들이

나에겐 점점 사치스러운 일로 여겨지더니 어느샌가 멀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정말 좋아하는 일, 가슴 설레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사실 집에서도 텔레비젼이나 인터넷 동영상으로 얼마든지 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설레는 내 마음을 따라간다는

그 행위일 것이다.

지금의 나이쯤이 되니 무언엔가, 혹은 누구에겐가 마음이 끌린다는 것, 그 때문에 설레고 기다려진다는 일이

그리 흔하지 않는 일이다. 점점 무덤덤해지고 매사에 시들해지고 기대가 사라진다.

그러한 마음에 봄날, 땅에서 풀싹이 하늘을 향해 움트듯 내 마음이 무엇엔가로 향해 민감해지며 움직인다는 것은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감정인지 모른다.

마치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내가 김범수를 좋아하는 건 물론 첫째로 노래를 잘해서이다.

그는 장르에 상관없이 다양한 목소리로 곡들을 소화해내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가수이다.

하지만 그보다 내가 끌리는 것은 그가 아주 성실한 사람이라는 것,

그는 13년이라는 긴 세월을 얼굴은 보이지 않은 채 음반으로만 활동을 해왔다.

길거리를 다닐 때 사방에서 자기 노래는 나오는데 자기를 알아봐주는 이는 한 사람도 없을 때 마음이 울적했었다고

한 토크쇼에서 그시절을 회상하는 걸 들을 적이 있다.

사람에게 존재가 부정되는 일보다 더 슬픈 일이 있을까?

하지만 그는 노래를 열심히 계속 불렀고, 노래에서 자기 존재의 구원으로 삼았다.

그가 서 있는 지금의 자리는 결코 우연이나 행운이 아닌 것이다.

 

나는 그가 이번 콘서트에서 앉았던 나의 자리처럼 멀리서, 뒤에서, 그리고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바라보며 응원해주는 나같은 팬이 있다는 것을 잊지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에겐 변함없이 지켜봐주는 어떤 이가 있다는 믿음만큼 힘이 되어주는 것은 없으니까...

 

음...콘서트에 대한 소감은?

김범수는 노래를 정말로 잘 한다. (CD보다 라이브가 백배는 낫다)

그리고 한 곡 한 곡 최선을 다해 부른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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