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길을 가다가 코스모스 한 무리가 곱게 피어있는 것을 보았다.
요즘은 과일이든 채소든 꽃이든 자기 계절이라는 것이 따로 없다지만
나에겐 봄엔 딸기를, 여름엔 수박을 먹는 것처럼 코스모스는 당연히 가을에 피는 꽃이다.
그 사실은 나의 정서 깊숙이 뿌리박혀 있는 것이어서 '파블로프의 개'처럼 코스모스를 보면
나에게 보이는 세상은 모두 가을이 된다.
높아진 하늘, 선들선들 부는 바람, 투명한 대기...
아! 고추잠자리 한 마리 저 하늘 속으로 날아들 것만 같다.
그렇게 잠시, 아주 잠시 코스모스를 바라보는 동안
내 안엔 온통 가을이었다가 이내 사라졌다.
단꿈을 꾼 것마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