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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 소설가 박범신 편을 보고...

kiku929 2012. 6. 19. 10:16

 

 

 

 

 

 

 

'힐링캠프'에 소설가 박범신님이 나온다기에 처음부터 열중하면서 시청했다.

보는 내내 난 사람이 아름답게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나보다 18세나 많은 그분이었지만 백발과 하얀색 면티 위에 체크 남방을 겹쳐입은 차림이

그의 몸짓, 깊은 주름진 표정과 함께 멋드러지게 잘 어울렸다.

그 멋은 외모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을 통해 걸러진 멋이었다.

나이와는 상관없는 자유로움과 오로지 한 길만을을 달려온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자신감과 여유로움이랄까.

 

자신의 꿈은 前작가가 아닌 늘 현역작가로 남는 것이란다.

문단데뷔 40년동안 39권가량의 책을 냈다. 해마다 한 권씩 집필한 셈이다.

손글씨로 원고를 쓰는 탓에 오른손 인대에 손상을 입기도 했다는 말을 듣고 예술이란 후천적 노력없이는 완성되지

않는구나, 싶었다.

그정도로 글을 써보지도 않은 사람이 자신의 재능만 탓한다는 것이 얼마나 게으른 핑계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그는 사랑은 그 사람을 향해 뛰는 것 이라고, 뛰지 않는 사랑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설 '은교'에서 '나는 류마치스에 걸렸다. 관절마다 네가 걸려 있다'라고 말한 것은 마음은 너를 향해 뛰고 싶지만

현실은 뛰어갈 수 없는 노인의 마음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그의 집안으로 들어가는 현관옆에는 '홀로 가득차고 따뜻이 비어 있는 집'이라는 글씨가 쓰여져 있다.

홀로 가득 차다,라는 말이 내 마음속에 들어온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산행의 기본 원칙은 ' 홀로 걷되 함께 하고, 함께 하되 홀로 걷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사회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이 말은 산행이 아니어도 모든 여행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 나아가 삶이라는 여행에서도 가장 적절한 관계의 거리를 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먼저 홀로가 되는 것, 그것은 인생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조건이 아닌가 싶다.

나는 이제야 그 홀로라는 의미를 깨닫는다.

 

나이를 먹어서 멋이 있다는 것은 오랜 세월동안 주인으로서 자기 자신을 잘 데리고 왔다는,자기에게 수여하는 상장이라고 생각한다.

세월이 우러나오는 멋, 그것은 젊음이 주는 아름다움과는 차원이 다른 깊이이다.

시간이 온 몸 곳곳에 배어있어서 자신의 살아온 역사를 담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

세상에는 정말 아름다운 사람들이 참 많다.

그런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내가 보는 세상도 그만큼 아름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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