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풍경

하얀 솜이불 덮고 계시는 엄마 아빠....

kiku929 2013. 2. 22. 07:36

 

 

눈이 엄청 내린 2012년 12월의 어느날에...

 

 

 

언니랑 둘이서 부모님 산소에 다녀왔다.

눈이 많이 내려서 올라갈 수 있을까 자신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마음먹고 온 길을

돌아간다는 게 아쉬워서 일단 올라가보기로 했다.

영하 10도가 넘는 추위였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의외로 견딜만했다.

하얀눈이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지기까지 했으니...

 

푹푹 흰눈을 밟으며 올라가는 산길이 그렇게나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짐은 많았지만 전혀 힘든줄도 모르고 언니랑 소풍 온 아이들처럼 달뜬 마음으로 올라갔다.

 

 

 

 

 

한 겨울 이곳에 오면 언제나 부모님이 추우실 것 같아 마음이 안좋았는데

이날은 엄마 아빠가 솜이불을 덮고 있는 것만 같아서 오히려 마음이 편안했다.

 

 

 

 

 

여기도 소복, 저기도 소복,

여기저기 소복 소복....

 

 

 

 

나는 굴을 듬뿍 넣고 끓인 매생이국을 보온병에 준비해서 왔다.

따끈한 국물 드시라고...

 

 

 

 

언니는 커피를 올린다고 휴대용가스렌지랑 물이랑 냄비를 준비해오는 바람에

짐이 엄청 많아졌다. ㅜㅜ

그래도 펄펄 끓는 물로 커피를 드릴 수 있다는 마음에 힘든 줄 몰랐다.

 

 

 

 

 

산짐승의 발자국이 우리가 올라온 길을 지나 부모님 산소앞으로해서 그 옆길로 사라졌다.

발자국이 제법 큰 동물 같다.

우리가 올 줄 알고 부모님이 마중나가게 한 것은 아닐까. 미리 길을 내게 하기 위해서...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절이나 교회를 찾아가듯 나는 부모님 산소에 찾아간다.

가족에게 좋은 일 슬픈 일이 있을 때에,

아니면 마음이 울적하거나 살아가는 힘을 얻고 싶을 때...

그럴 때마다 한번씩 다녀오고나면 마음에 위로가 된다.

 

2월이 다 지나가기 전에 한 번 다녀오고 싶다.

오랜만에 기차를 타고 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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