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오시는 토요일, 우산을 들고 공원으로 나갔다.
흐린 날씨와는 대조적으로 초록은 더없이 선명하다.
언제 이렇게 봄이 가까이 있었던 것일까?
비둘기 두 마리가 초록위를 산책한다.
갑자기 새들의 발이 궁금해진다.
새들은 풀밭을 걸을 때 어떤 느낌일까 하고... 참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나는.
봄비를 맞는 비둘기가 추워보이지 않아서 다행이다.
두 날개를 확인하듯 모처럼 날갯짓하며 날아올랐을 비둘기...
그래, 너도 새였구나!
꽃다지가 피었다
냉이꽃처럼 생겼지만 노란꽃이 피는 것은 바로 '꽃다지'.
눈웃음을 치게 만드는 꽃이다.
노란색은 기쁨이라고 했지, 아마?
토끼풀이 어찌 봄이 온 줄은 알고 낙엽 사이로 얼굴을 내민다.
이름도 참 이쁜 '토끼풀'...
여기도 냉이꽃, 저기도 냉이꽃,
지천에 냉이꽃이 피었다.
사랑하는 마음도 저와 같겠지...
물방울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물방울에 비친 세상이 보인다.
그리고 그 세상은 이슬처럼 투명하다.
아름다운 것 속에 깃들게 되면 함께 아름다워지는가보다.
내가 좋아하는 버드나무...
사실은 지금보다 더 이른, 초봄의 기운이 느껴질 무렵의 버드나무 빛깔을 좋아한다.
은은한 연둣빛, 마치 봄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듯한...
버드나무 줄기가 커튼을 드리운다.
그 커튼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좋아서 한참을 머물렀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비가 내린다.
혼자서 공원을 걸으며 내게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눈이 있다는 것에,
더불어 그런 풍경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릴만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주신 것에 무한히 감사했다.
그 순간 내가 느끼는 충만감은 완벽했다.
완벽이라는 말은 어쩌면 신의 경지에 이른 말이므로 인간인 내가 감히 쓸 수는 없는 말이지만
그래도 오늘은 그 말을 쓰고 싶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자연은 너무나도 신비롭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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