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모처럼 바느질...

kiku929 2013. 4. 14. 01:03

 

 

 

                                                                                        사랑초 빛깔이 참 곱다...

 

 

 

 

 

요즘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아 옷가지를 정리하고 있는데

몇 년 전 온라인에서 만 원에 주고 산 검정색 가디건에 군데군데 올이 풀리는 것이 보였다.

모처럼 반짇고리를 꺼내어 검정색 실로 올이 풀리는 곳을 꿰매었다.

앞으로 몇 년은 더 입을 수 있겠다.

 

난 결혼전이나 지금이나 옷 싸이즈가 같다.

축복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다행인 것은 옷 값이 다른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 옷장에는 십 년도 더 된 옷이 태반이다.

가짓수도 꽤나 되지만 사실 외출하려고 하면 마땅히 입을 옷은 없다.

패션 시장에서 창출하는 유행이란 것이 괜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작년에 입은 옷도 꺼내 입으려면

뭔가 구닥다리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데, 하물며 십 년도 더 된 옷은 오죽할까.

하지만 패션계에서 소비자층을 분류할 때 가장 밑바닥에 해당하는 소비자가 있는데 그들은 바로

유행에 무관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예컨데 계량한복을 입고 다니는 부류의 사람들쯤이 아닐까 싶다.^^

나도 좀더 나이들면 계량 한복 몇 벌만 만들어 놓고 그것으로 옷가지 모두를 해결하면 어떨까 생각중이다.

(앞으로 내가 배우고 싶은 항목중 하나에 '계량한복 만들기'가 있다.)

 

저녁에는 봄에 하고 다닐 머리띠를 만들었다.

작년에 만들다가 뭔가 잘 맞지 않아 한쪽에 팽겨쳐 둔 것인데 내친김에 오늘 완성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만들어진 것이니 그야말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머리띠'인 것이다.

사진을 올리고 싶은데 착용하는 모델때문에 그 예쁜 머리띠의 가치를 함께 떨어뜨릴 수 없어 참기로...

 

엄마가 생전에 자주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손재주가 좋으셨던 엄마는 항상 뭔가를 만드셨다.

옷을 만들고, 이불을 만들고, 커텐을 만들고 ,스웨터를 만들고,

손녀딸들의 한복을 만들고, 음식을 만들고, 비즈로 된 예쁜 손 가방을 만들고...

그렇게 엄마 손 안에서 뭔가가 완성될 때마다 엄마는 사람 손이 얼마나 좋으냐고, 손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말씀하시고는 했다.

그래서인지 나도 손으로 만든 것들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딱 떨어지지 않아서, 매끄럽지가 않아서, 반짝반짝 빛나지 않아서 좋다.

사람 손이 거쳐간 것에는 따뜻한 온도가 배어있다.

그래서 바느질을 하는 날이면 내 마음도 따뜻해진다.

뭔가를 만든다는 것, 버려질 물건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일은 나 스스로도 힐링이 되는 일인가보다.

 

 

 

 

 

 

 

 

 

 

'바람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옷 만들기  (0) 2013.04.30
봄, 비...  (0) 2013.04.20
자원봉사 나가는 첫 날...  (0) 2013.03.26
생애로 대답하기...  (0) 2013.03.18
블로그를 뒤적이다가...  (0) 2013.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