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만 파라, 뱀 나온다 / 정끝별

kiku929 2010. 1. 11. 19:13

 

 

그만 파라, 뱀 나온다 정끝별 속을 가진 것들은 대체로 어둡다 소란스레 쏘삭이고 속닥이는 것은 죄다 소굴이다 속을 가진 것들을 보면 후비고 싶다 속이 무슨 일을 벌이는지 속을 끓이는지 속을 태우는지 속을 푸는지 속을 썩히는지 속이 있는지 심지어 속이 없는지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다 속을 알 수 없어 속을 파면 속의 때나 속의 딱지들이 솔솔 굴러 나오기도 한다 속의 미끼들에 속아 파고 또 파면 속의 피를 보게 마련이다 남의 속을 파는 것들은 대체로 사납고 제 속을 파는 것들은 대체로 모질다

 

      남의 속을 팠다.
      남의 속을 파는 건 결국 제 속을 파는 일인데... 아프다. 두 배로 아프다. 차라리 제 속이나 파고 말 일이지... 사납고 모진 짓을 할 건 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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