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드디어 / 최정례

kiku929 2010. 1. 11. 19:31

 

                                        

 

 

  드디어

 

                          최정례

그를 나무 속으로
밀어넣어 버렸다
나무가 둥글게 부풀었다
바람이 부니
느낌표가 되었다가
물음표가 되었다가
흔들렸다

아주 멀리
나도 이제 여행을 간다

나무 속으로 들어가
아무것도 아닌 표정으로
손바닥 내밀고
아니야 아니야
흔들리는 것이다

 

 

*햇빛속에 호랑이 (세계사)

 

 

 

 

 

마음이 떠나지 않는 한

그를 어디에 깊숙이 가둔다 하여도

그는 살아서 이렇게 저렇게 흔들리는 것이고

 

시침 뚝 떼고 

아무리 아니야 아니야 손사래친다 해도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지 않기 때문인 것인데...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면 이렇게 시가 되기나 했을까

뻔한 슬픈 거짓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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