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 Ida / 감독:파웰 파울리코우스키 (폴란드, 덴마크, 2015)

kiku929 2016. 4. 11. 00:52





<줄거리>


고아로 수녀원에서 자란 소녀 ‘안나’는 수녀가 되기 직전, 유일한 혈육인 이모 ‘완다’의 존재를 알고 그녀를 찾아 간다. 하지만 이모는 ‘안나’가 유대인이며 본명은 ‘이다’라는 뜻밖의 이야기를 전하고, 그녀는 혼란에 빠진다. 자신을 낳아준 부모님의 죽음에 대해 알고 싶어진 ‘이다’ 그리고 이모 ‘완다’는 자신들의 가족사에 얽힌 숨겨진 비밀을 밝히기 위해 동행을 시작하는데... 


 - 다음 영화에서 






"해보지도 않고 희생을 맹세해봤자 의미가 있을까?"


주안 <영화 공간>에서 작년 상영했던 영화인데 망설이다가 놓친 영화.

화려하게 수식된 수상 작품치고는 별 화제거리 없이 지나간 작품이다.

지금 영화들은 거의가 액션이나 스릴러 종류의 영화들이 흥행되고 있어서 드라마 장르인  멜로나 다큐 코메디같은

영화는 얼마 상영되지도,상영된다 하더라도 관객몰이는 기대할 수가 없는 것 같다.

이런 좋은 예술 영화를 보면 그래서 많이 안타깝다.


영화는 흑백이다.

그러나 순수하게 흑백 필름으로만 찍은 것인지 다른 어떤 영화적 기술로 변환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무채색의 수채화같은 투명한 느낌의 화면이랄까.

장면 하나하나가 모두 사진 전시회를 돌아보는 것처럼 촬영에 엄청나게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 한 가지만으로도 이 영화는 내게 좋은 영화로 남기에 충분하다.


영화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이 영화는 여성 영화라고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이다'라는 여자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 영화가 전개되고 있으며 사건의 흐름이 이다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고,

이다에게 주어진 길을 스스로 선택하게 된다는 줄거리로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수녀원에서 자란 '안나'는 서원식이 있기 일주일 전에 외출을 허락받고 하나뿐인 이모 '완다'와 처음 재회하게 된다.

안나는 이모를 통해 자신의 이름이 '이다'이며 유대인이라는 사실과 부모는 살해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다는 돌아가신 부모의 유해를 찾고 싶다고 말하고 이모와 둘이서 자신의 부모가 살았던 고향을 찾아가게 된다.

차안에서 이모는 조카에게 묻는다.

 "가끔 죄스런 생각도 하니?"

"네"

"욕정에 대해서도?"

"아니요"

"해보지도 않고 희생을 맹세해봤자 의미가 있을까?"


수녀가 되려는 '이다'에게 던진 이모의 질문은 이 영화가 던져주는 물음이라고 생각한다.

이후, 이다가 수녀원으로 돌아가 서원식을 미루게 되는 것,

그리고  여행중에 만나 마음을 나누었던 남자를 다시 찾아가 사랑을 나누고 함께 살기를 원하는 남자를 두고서

다시 수녀원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

이것은 바로 이모가 던진 질문에 대한 이다의 답이었다.

알지도 못한 채로 수녀의 길을 선택하는 것과, 알고 나서 수녀를 선택하는 것은 분명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영화에서 말하는 주제는 결코 새롭다고 할 수는 없다.

여성영화에서 흔히 다루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풀어내는 형식은 매우 참신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흑백의 화면, 대사, 음악.. 겨울이라는 배경 속에서 영화는 극도의 절제된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다.




201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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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 'iddah 


요약-이슬람교도 과부나 이혼녀가 합법적으로 재혼하기 전에 경과해야 하는 일정한 기간.


〈코란〉(2:228)에서는 월경을 하는 여성은 새로운 결혼을 계약하기 전에 3개월간을 기다려야 하고, 월경을 하지 않는 여성은 음력으로 3개월간 결혼을 미루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부의 유예기간은 4개월 10일이다. 이러한 명문규정은 부부가 헤어지거나 남편이 죽기 직전에 임신되었을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자관계에 관한 시비 여지를 없애기 위한 것이다. 만약 여성이 이혼하거나 헤어지기 전 임신했다면, 그 아이의 출생 후에 재혼할 수 있다. 따라서 그 아이의 진짜 아버지가 역시 법적인 아버지가 된다. 부부가 이혼했을 경우 이다는 재결합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뿐 아니라 임신 여부에 관한 모든 의혹이 없어지기를 기다리는 기간까지는 어떤 재결합도 이루어지지 못하게 한다. - < 다음백과사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