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아무 생각 없이

kiku929 2016. 11. 12. 02:07





늦은 밤,

조성모의 '잃어버린 우산'을 듣는다.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고 싶을 때 생각나는 노래다.

그러니 지금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고 싶'은 것이다.

시계의 초침 소리만 들리는 밤,

깜박이는 커서,

그리고 그 커서를 따라 한 글자씩 새기듯이, 아니 흘리듯이 뜻도 없이 쓴다.

오랜만에 소설 '종의 기원'을 읽다가 그만두었다.

중간 이상을 읽었지만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겠다.

좀 뻔하다는 느낌?


그래도 하는 일 없이 가만히 있는 시간이 좋다.

베란다에도 나가 보고, 커피도 타와서 마시고, 이 책 저 책 뒤져보고...

그동안 식욕이 난다고 너무 대책없이 먹어서인지 체중이 급격히 불었다.

둔해지는 감각이 싫다.

그리고 문제는 체중이 급격히 늘어날 때 내장기관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항상 그랬다.

그것은 소화시킬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럴 때 조심하지 않으면...


올 가을은 공원을 거의 걷지를 못했다.

가을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보내는 것만 같다.

뭔가 송두리째 잃어버린 기분이다.

언제부턴가 마음이 우울할 때는 나무를 찾게 된다.

다음주면 은행잎들은 거의 떨어질 것이다.

그러면 겨울. 심정적으로...


손난로가 택배로 도착했다.

추운 겨울,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따뜻하게 만져지는 그 느낌을 나는 너무 좋아한다.

따뜻함의 극대비를 이루는 계절,

그래서 난 겨울이 좋다.


이제

누워 볼까?

잠이 와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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