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마음

大雪

kiku929 2017. 1. 20. 05:24



지금은 새벽 5시 14분,

밤새 꿈인지 현실인지 구별할 수 없는 잠을 자고 일어났다.

폭설이라는 소식에 아직 깜깜하여 보이지 않는 밖을 창문 열고 내다 보니

세상이 하얗다.

올해 처음으로 눈이 내렸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동안도 몇 차례의 눈은 내렸지만.


아침 일어나 처음 마시는 커피가 가장 맛있다.

대부분 커피는 습관적으로 마시므로 맛을 느끼기보다는 그냥 마신다.

하지만 아침에 마시는 커피는 그날 하루, 아직 오지 않은 시간들에 대한 예감과 함께 마시게 된다.

그래서 맛에도 조금은 설렘과 기대가 있다.

매일매일이 그날이 그날 같아도, 또는 즐거움이 점점 사라진다고 느껴도, 그럼에도

미지의 시간은 흰 눈 같은 시간.

아직 밟고 지나가지 않은...


눈이 내렸다는 사실만으로 오늘은 설렌다.

그리고 설레는 내가 참 기쁘다.

아직 설레는 일이 남았구나 싶다.


커피를 또 한 잔 마셔야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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