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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호프의 편지에서...

kiku929 2018. 3. 17. 00:54




몇 년 전에 체호프의 편지에서 아주 인상적인 구절을 발견했어요.

그건 자신에게 편지를 보낸 이에게 준 충고였는데, 

'친구여 비범하고 기억에 오래 남을 업적을 성취한 비범한 사람들에 대해서 글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라는 내용이었지요.


-레이먼드 카버





여기서 글은 소설이나 시 같은 창작의 영역에 속하는 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학이란 '인간에 대한 옹호'라고 사르트르는 말했다.

역으로 말해 인간을 옹호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문학이 아닐지도 모른다.

살인자라 하여도 문학은 그가 살인자가 될 수밖에 없는 그의 내면을 포기하지 않고 추적해간다.

살인의 행위는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하지만 문학은 그럼에도 끝까지 그를 어떤 식으로든 옹호하려 애쓴다.

문학이 아니었다면 인간은 법의 논리로 자본주의 논리로 경쟁의 논리로 한낱 수단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돈도 명예도 권력도 되지 못하는 문학이 그래도 효용성이 있다면,유용성이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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