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어
진수미
내게는
두 개의 눈이 있고
눈을 반쯤 감은 현실이 있고
스크린이 있고
액자처럼
세계를 껴안은 어둠이 있다.
어둠은 사라지지 않는다.
당신의 이름도 사라지지 않는다.
스크린에는
하염없이 이어지는 빗줄기가 있고
납작 엎드린 고요가 있고
우리는
왜 이리 슬픈 일이 많은 건가요?
지층처럼 단단해진 어둠
못생긴 입술이 있고
눈을 감으면
왜 동시에 감기나요?
느릿느릿 어둠을
툭 밀어내는 물음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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