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오고 맨 처음 내가 꾸민 공간은 베란다이다.
얼마 없는 화분, 그리고 작아진 베란다.
그러나 하늘이 잘 보이는 곳이다.
나는 그곳에 의자 하나를 내놓았다.
나는 저 자리를 '희망봉'이라고 이름지었다.
희망이라는 말은 흔하고 흔한 말이지만 삶을 연장시키는 것은 그 희망이 아닐까 싶다.
아침 눈을 뜨면 맨 먼저 찾아가는 곳,
그리고 한참을 앉아 하늘을 바라보는 곳,
그 하늘의 구름과 별을 바라보는 곳...
저 공간이 있어서 나는 또 이곳에다 마음을 붙이며 살 것이다.
어제는 현관문을 닦았다.
내년 봄에는 현관문 앞 복도에 화분을 갖다 놓을 것이다.
희망봉에 놓아둔 의자 하나가 이렇게 날마다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다.
인조잔디를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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