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한 장면
그 나무집에서는 쉬는 것 말고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휴식이 가능한 건 어이없게도 딱 한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전기가 없는 것.
..............
안경을 벗어 가방에 넣고 시계도 풀어버렸다.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이 무용지물이 되자 나는 비로소 완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안식월 中 93면 / 김수영
자기가 뭔가에 속박되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스스로 벗어나기는 참 어렵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들 밥 한끼 못해주는 것도 큰일이고
하루 집을 비워 여행이라도 가면 뭔가 미안한 마음에 못내 불편하다.
하지만 어떤 계기로 본의와는 상관없이 집을 나서게 되거나
밥이라도 차려줄 수 없게 될 때 깨닫게 되는 건 자신이 걱정했던 일들이
그리 큰 일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나를 속박한 건 결국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自繩自縛 "
내 삶에서도 잠시 전원을 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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