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박정대
고통이 습관처럼 밀려올 때 가만히 눈을 감으면 바다가 보일 거야
석양빛에 물든 검은 갈색의 바다, 출렁이는 저 물의 大地
누군가 말을 타고 아주 멀리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모습이 보일 거야
그럴 때, 먼지처럼 자욱히 일어나던 生은 다시 장엄한 음악처럼
거대한 말발굽 소리와 함께 되돌아오기도 하지
북소리, 네 심장이 고동치는 소리를 들어 봐
고독이 왜 그렇게 장엄하게 울릴 수 있는지 네 심장의 고동소리를 들어 봐
너를 뛰쳐나갔던 마음들이 왜 결국은 다시 네 가슴 속으로 되돌아 오는지
네 가슴 속으로 되돌아온 것들이 어떻게 서로 차가운 살갗을 비벼대며
또다시 한 줄기 뜨거운 불꽃으로 피어나는지
고통이 습관처럼 너를 찾아올 때 그 고통과 함께 손잡고 걸어가 봐
고통과 깊게 입맞춤하며 고독이 널 사랑할 때까지 아무도 모르는 너만의 보폭으로 걸어가 봐
석양빛에 물든 저 검은 갈색의 바다까지만
장엄한 음악까지만
누군가의 위로가 그리울 때면 수면위로 머리내밀듯 떠오르는 시...
고독이나 고통은 애써 멀리할수록 되려 생생해지는 것,
피할 수 없는 거라면 차라리 손을 잡고 걸어가렴.
고통과 깊이 입맞춤하며 고독이 널 사랑할 때까지...
그래서 혼자가 되는 걸 무서워하지 않고
나로부터 멀어지는 것들을 가벼이 보낼 수 있도록,
슬픔에 오래 머무르지 말고 앞을 향해 너만의 보폭으로 걸어가렴.
生 위로 한 걸음 한 걸음 발자국을 꾹꾹 눌러찍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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